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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여기까지?
뜨거운 여름 내내 읽고 쓰며 보냈다. 아니 정확히는, 읽고 쓰고 고치고 고치며 보냈다. 글을 고쳐쓰다 보면 먼저 것이 더 나았던 것 같은 생각에 제자리를 맴돌고, 고쳐쓴 글에 컨트롤 제트를 누른 뒤에는 혹시 이게 나중에 떠오르지 않으면 어쩌나 싶어 불안했다. 한 편의 논문을 완성해서 투고했고, 또 한 편의 논문 초고를 끝냈다. 다시 하나의 글을 쓰기 위해 녹음본과 녹화본을 꺼내들고 전사를 하는데 문득 이게 정말 생산적인 일이 맞긴 한 걸까, 회의가 들었다.뜨거운 여름 방학의 말미에 속초 출장을 다녀왔다. 검토를 부탁 받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도움을 주기보다 더 많이 배우고 온다. 여름 내내 글을 쓰느라 생각지도 못한 휴가 기분을 속초에서 아주 잠깐 느껴본다. 갇혀 지내는 출장에 바다 구경은 상상도 못할 일..
(이것은 여행기가 아니라, 그냥 먹은 것들의 기록이다.) Osaka 1끼, 방학식 날 저녁, 난바역 앞 겐로쿠스시, 물론 초밥 사진은 없다. 다 먹어버렸기 때문이다. 2인 3800엔. 만족. https://maps.app.goo.gl/3Si3osSX6u5jU9FX6?g_st=ipcOsaka 2끼, 조식따윈 없는 에어비앤비 숙소를 잡았기 때문에 쓰레빠를 끌고 나와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서 아침을 먹는다. (라고 쓰지만 당연히 평점 좋은 집으로 골라감..) 메시야 난바. 딱 깁밥천국 너낌. https://maps.app.goo.gl/ao95aTEaazN6tsJZ8?g_st=ipc오사카 성을 돌아보다가, 카페인수혈하러 툴리스 커피 Osaka 3끼. 맛잘알 동료쌤이 추천해준 미슐랭 맛집. 일부러 찾아간 보람이 있..
2025. 7. 14. 08:34 2학년 교무실 당겨받았습니다. 2학년 교무실 OOO입니다. - 아니, O반 담임 자리에 없어요?네 수업가셨는데요, 무슨 일이신가요? 말씀 전해드릴까요? - 아니 내가 지금 서류를 떼러 몇 번을 왔다갔다했는지 알기나 해요? 내가 얼마나 바쁜데 지금 담임이라는 사람이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아버님, 지금 O반 담임선생님 수업가셨다고요. - 그러니까 지금 내가 화가 안 나게 생겼냐고. 처음부터 똑바로 안내를 했으면 이런 일이 없잖아. 대체 사람을 몇번을 왔다갔다 하게 만들고 말이야!!저기요. 아버님. 화가 나시는 건 알겠는데 무슨 상황인지도 모르겠고, 제가 아버님 화나게 한 건 아니잖아요. 지금 통화중에 점점 더 화를 내면서 언성을 높이시는데, 지금부터 녹음하겠습니다. ..
대전부터 청주까지는 앞이 안 보이는 폭우였다. 몇 시간 지연도 다 받아들일 테니 결항만 되지 말아라 하는 마음으로 공항에 갔지만 정작 18:50 출발 제주항공이 연결편 문제로 한 시간 지연된다는 안내를 받은 순간, 지난 1월 폭설의 추억이 떠올라 아주 잠시 불안했다. 다행히 더 이상 지연은 없이 이륙, 측풍이 미친듯이 부는 제주 땅에 한 방에 깔끔하게 착륙까지 해주었다. 무려 공항까지 마중 나온 영광스런 의전(!)을 당하며 오라버니집에 도착한 시각이 밤10시, 오랜만에 만난 도도와 하악질 없는 대면에도 성공했다. (이미 만족) 토요일 조식(?)으로 애월연어를 먹고, 때이른 삼양 해수욕장에서 발을 담그고, 서우봉에 올라 함덕 해수욕장을 보고, 동화마을에서 몽생이샌드를 사고, 낭들에쉼팡까지 야무지게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