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다 여기까지?
대구는 아직, 너무 여름, 본문
지난 33일간, 성인이 된 이후 가장 자주 대구에 왔다. 나는 교사가 된 이후 가장 많은 연가와 지각을 몰아쓰고, 파티마병원 동관 7층의 같은 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읽거나 쓰거나 먹었다. (하지만 사진은 죄다 먹는 것뿐이군…….) 그사이 1박 2일로 순천에 다녀오며, 순천 시민이 되면 어떨까 잠시 상상도 해봤다. (까였다.)
병실의 시간에는 계절이 없다. 오로지 하루, 24시간만 반복될 뿐이다. 더 나빠지거나 덜 나빠지는 둘 중 하나의 결과로 그다음 하루의 색깔이 정해진다. 한 번의 회진과 두 번의 수액 교환, 세 번의 식사와 네 번의 투약, 다섯 번의 바이탈 체크로 병실의 하루가 완성된다.
바깥은 이제 한창 여름인데, 초여름에 시작된 아빠의 시간은 장마도 폭염도 모른 채 제자리에서 맴돈다. 마치 온 동네가 재개발로 갈아엎어져도 35년째 혼자서 붙박이처럼 박혀 있는 아빠의 집처럼.
“아빠,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빨리 오셔야 할 것 같아요.”
출근하던 아빠에게 전화를 걸던 스물네 살의 내 목소리와 2006년 초여름 파티마병원의 새벽 공기를 정확히 기억한다. 지금은 사라진 파티마병원 앞마당의 소나무와 벤치, 그 아래 흩어져 있던 수많은 담배꽁초들도.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던 아빠의 대답도. 그다음 말들도. 모두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저녁 6시. 에어컨마저 고장 나버린 아빠의 집으로 바로 들어가기에는 너무 뜨거운 시각, 병원을 나와 무작정 걸으며 대구의 하늘을 채집한다.
20년을 더 자라 이제 너무 어른인 오늘의 나는 2026년의 파티마병원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생각하며. 아니, 기억을 정리하기에는 대구는 아직 너무 여름이다, 라고 생각하며. 아니 사실은 그냥, 아 개덥네. 라고 생각하며.
채집한 대구의 하늘을 갤러리에 꾹꾹 눌러 담는다.
대구는 아직, 너무 여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