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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여기까지?
생각해보니 3박에 1500바트였다. 아고다에서 가격을 보고 결제하기 전에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현지통화로 세팅된 걸 생각 못하고 3박에 15만원이라고 생각했던 나. (진심 바빴던 걸로 해두자ㅜ) 3박에 1500바트 1박에 2만원. 그 가격에 싱글룸 개인욕실, 조식 제공이라니.. 이미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어야 했다ㅠ 아침 카오산 맑음. 음악과 술과 넘치는 사람에 부슬비까지 내리던 지난 밤의 카오산은 어디로 간거니. 비이성적인 상태로 두드린 새벽의 스마트폰도 잊은 채 조식을 먹는다. 오 마이 갓. 이 가격에 조식이 훌륭했다ㅜ.ㅜ 어쩌면 나, 방콕이랑 잘 맞는지도. 하지만 돌이킬 수 없다. 나는 지난 밤에 너무 피곤했고, 끈적이는 방에 누웠는데 에어컨이 고장났단 소리에 정말 울뻔했으니까. 그리고 나 지..
방콕은 두 번째였다. 어른 다섯에 아이 일곱을 인솔해 6박 8일간 꼬박 가이드 노릇을 하고도 결국 관계만 잃었던 기억에 다시 발걸음을 하기가 오랫동안 망설여지던 곳. 친절한 미소를 던지고는 그들의 언어로 대놓고 사기를 치던 기억에 다시는 안 가겠노라 이를 갈며 떠났던 곳. 그럼에도 방콕행 비행기를 다시 결제할 용기를 낸 것은 오로지 카오산에 대한 미련이었다. 사파리, 오픈주, 아쿠아리움 말고 사람 사는 방콕을 알고 싶었고, 이제는 많이 퇴색되었다지만 트래블러의 성지는 역시 카오산, 카오산의 밤길도 걸어보고 싶었다. (그냥 술이 먹고 싶었던 거잖아.) 여름방학 기간 13일 중 2일 연수, 9일을 교대원에 다녀왔더니 그야말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어차피 준비해서 떠날 상황이 아니었으므로 내 몸 하나 가는 ..
1. 정말 좋아하고 열심히 했지만 잘못하는 거: 기타2. 딱히 좋아하지 않는데 그냥 너무 잘하는 거: 수학3. 알고보면 재능이 있었는데 너무 일찍 접어버린 것: 그림 최근에서야 깨달은 나.라는 인간에 대한 사실들. 왜 대학원 교재를 아무리 다시봐도 어려운 게 하나도 없냐. 라고 말하고 분명히 며칠 내로 이불킥 하겠지 ㅋㅋㅋㅋㅋㅋㅋ(근데 특히 고등현대대수는 진심 취향저격임.)직업이 수학이고 취미가 기타, 특기가 그림이라 참 다행이다. 늦었지만 진로 선택이 탁월했네. 그 옛날에 대딩 1학년 마친 꼬꼬마 시절, 어설프게 로봇이 멋있다고 기계과를 갈 게 아니라 그냥 수학과 갈 걸. 수학과 가서 박사 안하면 노답이라고 부추긴 너님들 다 어디갔니. 내가 뭘 좋아하고 잘하는 지도 모른 채 그저 멋있어 보이는 대로 ..
'언니의 조언이 필요해요, 저 좀 만나주세요.' 한 마디에 달려와준 가춘쌤은 무슨 큰 일이라도 난 줄 알았다며, 김딸공! 멀쩡하네! 하고 웃어넘겼다. 멀쩡하지 않아요. 고민이 많다고요, 라고 말했지만 막상 설명하려니 그저 '아이들이 너무 잘 살아요.' 말고는 할 말이 없었다. 굳이 디테일을 추가하자면 (나 없이도) 공부도 잘 하고 수행도 잘 하고 운동에 음악까지 다양하게 즐길 줄도 아는 괜찮은 아이들인데, 나는 왜 자꾸 답답한 걸까. 아이들과 눈을 마주보며 이야기를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지 않는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 좀 가지라고 던져 준 주제들은 '생기부'와 '진로'라는 두 가지 필터를 거치고 나니 결국 제자리 걸음으로 돌아왔다. 니들 살아가는 이야기가 궁금하다고 시작한 종례신문은 학술지가 되어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