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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여기까지?
R.I.P.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질러서 달라지는 게 없다는 건,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잘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났다.조금이라도 나은 모습을 보고 싶어서,힘겹게 소리를 내며 굳이 가르치려 들었었다.사실 그땐 몰랐다.더는 어떤 장면에서도 화가 나지 않는 그 순간이나에게도 찾아올 거라는 것을.화를 내는 일에도 꽤 많은 열정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학기초부터 미뤄온 개인상담을 시작했다. 이 좋은 봄날, 싱그러운 열일곱 아이와 마주앉아, 공부 열심히 해라 따위의 말을 건넨다. 겨우 이 정도 말이나 하려고 그 길을 돌아 교사가 된 건 아니었는데. 마음이 더는 차오르지 않아, 가진 단어들을 잃어버렸다. 기대없이 나를 보는 마냥 예쁜 눈빛에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걸 들켜버린..
딸공
2025. 5. 24. 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