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다 여기까지?
어차피 개학을 할 거라면 본문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새 매트와 소품을 들이며. 새 교실에 흔적을 남기며.

올해 내 자리는 노랑에 미친자가 컨셉이다. (저 라이언 스탠드는 귀여워서 매년 꺼냈다가 일주일을 못 버티고 캐비넷으로 버려진다. 올해도 저 아이를 품을 것인가 말 것인가 마음으로 계속 갈등 중.. )

신학기 준비기간이라고 출근을 했는데 펑펑 눈이왔다. 그냥 눈이왔다는 표현으론 심하게 부족한 폭설. ㅎㅎ 겨울에 발리에 있느라 제대로 된 눈을 한 번도 못 본 것 같은데 덕분에 소원성취. (하지만 왜 하필 그게 출근일인 거죠.)
오티간다는 곰돌을 데려다주고 오는데 '엄마 총학에서 여명808을 협찬받았대요'라고 한다. 라떼는 소주만 협찬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 대학생은 여명도 협찬받는구나 똘똘한 것들. 신입생 환영 현수막으로 난리가 난 캠퍼스를 보는데 왜이렇게 귀여운 건지. 학잠입은 선배들이 고딩같은 새내기들 안내하는 모습에 괜히 예뻐서 눈물이 났다. 참 좋을 때다, 뭘 해도 좋을 나이라는 게 저런 거구나 싶은.
뭘해도 좋은 나이 아이들이 올해 내 교실에도 있겠지. 삶의 마지막 담임이라는 건 어떤 의미일까, 어떤 의미여야 할까. 캠퍼스의 눈부시게 예쁜 아이들이 내 교실 아이들과 겹쳐 보여 순간, 겁이났다.
놀만큼 놀았는지 이제는 개학을 해도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 아주 조금은 들고 있다. 어차피 개학을 할 거라면, 신나게 해야지 어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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