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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맑음 본문

딸공

목요일, 맑음

딸공 2025. 5. 8. 23:31

내가 가르치는 어떤 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은,
그저 하루를 버티기 위해 학교에 온다.
수업 시간 내내 엎드려 있지만,
눈을 감았을 뿐 잠들지 않았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애쓰고 있다는 걸 알기에,
나는 차마 일어나라고 말하지 못한다.

잘 가르치고 싶다는 마음을 버릴 것.
아무리 두드려도 답하지 않는 아이에게
너무 마음 쓰지 말 것.
내가 누군가를 바꿀 수 있다는 오만을 지울 것.
무엇보다, 좋은 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내려놓을 것.

학교에서 그저 버티느라 애쓰는 건,
아이뿐만은 아니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몫만큼 애쓰며,
조용히 오늘을 버텨내고 있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후 4시에 건네는 한 마디 인사뿐이다.

애썼다. 안녕.

마치, 꽤 괜찮은 하루였던 것처럼,
우리는 공범이 된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리의 마음이 만난다.


체육대회때 비가 오면 전교생이 진심으로 슬퍼할 것 같은 흔한 충고의 점심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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