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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여기까지?

[20190807-20190811] 방콕, alone (3) 아시아티크의 밤. 본문

여행

[20190807-20190811] 방콕, alone (3) 아시아티크의 밤.

딸공 2019. 8. 11. 12:02

캐리어를 끌고 그랩을 불러 호텔을 옮겼다. 스쿰빗. 스타벅스와 아봉빵(au bon pain), K's village가 있던 5년 전 그 곳. 추억이 가득한 그 길을 들어서는데 한 세계를 건너 온 느낌이었다. 같은 태국 전통마사지 90분의 가격이 정확히 두 배인 카오산과 이곳의 온도차.

인천공항 면세구역에서 쇼핑에 관심 없어 멍때리다가 습관처럼 들렀던 서점에서 집어온 책 한권이 이번 여행 내내 너무 좋았다.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여행지에서 데리고 다니기 참 모양빠지는 표지라 망설였지만 왠지 그냥 읽고 싶어 데리고 온 아이였는데, 카페에서, 공원에서, 잠시 땀을 식히려던 순간에 뜬금없이 울다가 웃다가..

나이가 많으니 세상에 무뎌졌을 거라는 내 생각은 틀렸다. 손끝은 무뎌졌을지 몰라도 할머니의 감각은 초롱초롱 빛났다. 모든 것에 반응하고 하나도 놓지지 않으려는 듯했다. 할머니보다 훨씬 적게 살았으면서 나는 뭐가 그리 익숙했을까. 뭘 다 안다는 듯이 살았을까. 할머니 덕에 나도 '처음'이 주는 설렘을 다시 느끼고 있었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세상은 언제든 초면이 된다.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중에서)

그러고보니 유난히 모녀여행팀이 자주 보이던 방콕이었다. 부럽다. 하얏트에 체크인하고 잠시 앉아 책을 보다가 다시 길을 나선다. 야시장이라기엔 그냥 관광지 혹은 유원지 정도인 아시안티크. Asiantique_앤틱과 아시아의 합성어겠지? 저녁 6시가 가까워 트래픽이 헬일게 분명한 시각이라 그랩 바이크를 불렀다. 오토바이가 하나의 대중교통 수단인 방콕. 워낙에 차가 많이 막혀 정말 그냥 노답인 출퇴근 시간대에는 오토바이나 수상버스, 지하철 등등이 답이다. 엄청 빨리 돌아간다며 신기한데 일찍 내리기 아쉽다고 투덜대던 대관람차는 여전히 그자리에서 빠르게 돌고 있었다. 세 바퀴나 태워줬다고 꼬마 곰돌은 그 때 참 좋아했는데. 다시 봐도 엄청 비싼 아시안티크의 물가. 메인 거리 식당에 앉아 똠양꿍에 코끼리 맥주를 마시며, 첫날 밤이 끝났다.

그래, 이제 겨우 첫날이 갔을 뿐인데 뭐, 내일 계획은 내일 세운다.

 

호텔 입구에서 교촌 냄새를 풍기던 튀김아저씨. 계란을 껍질째 꼬치에 껴서 굽는게 너무 인상적이라서 사진을.

일본 자본이 곳곳에 느껴지던 방콕의 편의점. 어차피 세븐일레븐, 로손, 패밀리마트니까 어쩔 수 없는 건가.

똠양컵라면은 언제나 옳지만 짐을 늘리고 싶진 않아 쟁이지 말자. (이래놓고 마지막 밤에 빅C마트 털어옴)

네네 여기는 혼자쓸 방입니다 ㅋㅋㅋ (조식 2인 포함이라 진지하게 아침을 두 번 먹을까 고민했...)

: )

편의점에서 집어온 이 빵의 이름은 "버터슈가브래드" 이렇게 솔직하게 대놓고 몸에 나쁘다고 말하다니, 니네 너무 매력적이야. (근데 두 개 먹고 더는 못먹겠어서 버렸 ㅠㅠ)

그랩바이크!! 를 타고, 아시안티크 가는 길.

여기. 그대로.

저기요 뽀리너아저씨 저 사진 한 장만.

엄청나게 작가정신을 뽐내는 아저씨한테 사진을 부탁한 보람이 있었다.

나라야 매장에서, 심하게 유치한 두 개의 가방을 들고 토너먼트를 벌이고 있는 김딸공씨. 개당 6천원도 안되는 가격인데 영혼의 토너먼트를 불싸르다가 연두 리본 아이를 데려왔다. (다음날 아이콘 시암에서 나머지 한 아이도 결국 데려온 건 비밀로 하자)

친절하게 날 불러 세워놓고 계산할 땐 10%부가세와 7%봉사료를 덧붙여 청구했던 길거리 가게.

알겠어 봉사료 냈으니 당당하게 사진 봉사 좀 해주세요.

음식만 맛있다면야 뭐. 라고 생각했으나 똠양꿍 넘 짰다. ㅠㅠ 리버프로운만 적당히 건져 먹고 버림... ㅠㅠ 세종시 장군면에 위치한 차오프라야 똠양꿍이 더 맛있어요 ㅋㅋㅋㅋㅋ 고수와 레몬을 듬뿍 추가해서 적당히 중화시켜 먹었다. 이게 진짜 타이의 맛일거야. 라고 정신승리.

혼밥과 혼술이 방콕에선 흔치 않은 일인 듯. 점원이 어색해하며 사진을 찍어줬다. 

아시안티크 피어 입구의 나이트마켓을 지나다가 괜히 자세히 봐버리고 허걱 했던 악어통구이. 파충류 양서류 질색인 서끄씨 보여주려고 일부러 앞으로 돌아가서 사진을 찍었다 ㅋㅋㅋㅋㅋㅋ 혼자 와서 미안하니까 간접체험 하라고 ㅋㅋㅋ♡

 

흔한 태국의 야시장.

다시, 그랩을 타고 돌아온다. 밤에도 아침에도 여전히 반짝이는 방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