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다 여기까지?
2019. 06. 16. 시즈오카, 후지 본문
신칸센으로 도쿄에서 65분. 밤 8시가 다 돼서 시즈오카 역에 내리지마자 하루 종일 환승에 지칠대로 지친 재니가 말한다. 저 버스 타면 바로 호텔이야?
아! 니! 저기가 그냥 호텔이야!
우와~~~~~~~~~
호텔 아소시아 시즈오카. 위치 갑.
호텔스닷컴 리워드 모아 무료 1박에 세금 봉사료만 3만원 좀 안되게 결제했는데 세상 좋은 위치와 룸 컨디션. 조식까지 완벽했다. (덕분에 아침을 50분 동안 먹는 김재니 기다리느라 식당에서 졸뻔.. )
후지산. 파란하늘. 딱 두개 보러 온 시즈오카에선 렌터카 필수. 그런데 조식을 먹다 문득 떠올랐다. 헐 usb시가잭을 안들고 왔네. 네비 찍으면 배터리가 쪽쪽 나갈텐데. 아쉽지만 조식 먹고 올라기기 전 호텔 1층 로손에서 시가잭을 산다. 1400엔ㅠ 세상 비쌈ㅠ
그런데 올라와서 짐을 정리하다가 발견... 허허허 여행용 케이블 파우치에 차량용 usb 시가잭 정도는 들어 있었구나. 너 왜 거기있니 말도 없이... ㅠ 나, 다 가진 녀자였네 ;
환불할까? 1초 고민하다가 어차피 케이블이 살짝 맛이 가서 충전도 되다 말다 했잖아. 듀얼핀도 필요했고. 라고 합리화하는 나의 정신승리. 절대 캐리어끌고 김재니 잔소리 들어가며 다시 편의점 가기 귀찮았던 건 아니었다 절대ㅜ
호텔 주차장에 입점한 도요타렌터카. 진짜 호텔 위치 어쩔.. 최고란 말로 부족해ㅜ 하루 렌트 풀커버리지 보험 포함 5500엔. etc카드를 빌릴까말까 고민하다가 후지노미야 딱 한번 갈텐데 뭘~ 하고 접은게 최대 실수. 남부럽지 않게 시가잭에 충전길 꽂고 한국어 지원 네비에 관한 친절한 직원의 설명따윈 아이돈케어~ㄹ 하며 출발한다. 후지산을 향해.
라이브 후지에서 실시간으로 후지산이 점점 맑아지는 걸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급하기도 했고 저녁 5시 55분 비행기라 여유있게 가려면 후지노미야 기준 3시반엔 나서야겠다 싶어 실제로 여유가 없기도 했다. 그래도 어제 하루 고생한 재니한테 간식거리는 쥐어줘야겠기에 길가 편의점을 들렀다가 다시 출발하는데 ㅡ잠시 구글 맵이 방향을 이상하게 찍는다. 읭? 하는데 왼쪽에 갑자기 나타나는 램프. 빠지자마자 ic, 그리고 갈림길. 도쿄방면 or 나고야방면. 구글님이 정신 못차리는 사이에 본능적으로 나고야 방면으로 빠졌다가 10초 뒤에 깨달았다. 주행 예상시간이 20분 길어졌다는 걸ㅠ
시즈오카에서 후지노미야까지 1시간 10분, 그러나 나고야방면에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곳은 11킬로미터 뒤에..ㅋㅋㅋ 그래 오랜만에 일본 운전인데 도로주행 연습은 하고 시작해야 안전하지. 패드보느라 상황파악 못한 덕분에 재니 잔소리는 피해갈 수 있었다ㅜㅜ
왕복 22킬로를 돌아 다시 시즈오카 ic를 지나는데 문득 그냥 동물원이나 들렀다 갈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니혼다이라 동물원을 예상 경로에 넣었다가 날씨가 너무 좋길래 후지산부터! 라고 생각하며 달린건데 뒷자리에서 패드보며 과자만 먹고 있는 재니가 살짝 짠해보인 건 기분탓? 쿨하게 다시 내려 시즈오카 시내로 진입한다. 니혼다이라 주를 찍고.
왕복 22킬로의 도로주행을 마치니 완벽히 일본운전 적응 완료ㅋㅋ(는 개뿔) 니혼다이라 동물원은 생각보다 산속에 있었다. 구글님께서 무슨 폐업한지 10년된 대둔산 수련원 같은 곳으로 안내하길래 따라가다가 어김없이 빠지는 길 한번 놓쳐 주시고.. 산속에서 대충돌려 진입한 입구가 제 3주차장. (알고보니 큰 길가에 번듯한 정문이 따로 있었음 ㅡㅡㅋ)
동물들을 하나씩 끼고 데리고 노는 장면에서 1차 컬쳐쑉. 가죽만 걸어논 건줄 알았는데 살아있는 오랑우탄이어서 2차 컬쳐쑉. 그리고 히또(호모사피엔스) 우리에서 3차 컬쳐쑉. 산길을 제법 걷긴했지만 이번 여행 통틀어 고객님 만족도 최상의 코스였다. 들르길 잘했다:)
그리고 진짜, 후지산을 향해 출발.
을 했는데 한번에 가면 딸공님이 아니지ㅋㅋ 중간에 구글맵이 후지가와 ic로 내리라길래 나갔더니 etc차량만 진입 가능한 스마트 ic 였다. 덕분에 고속도로 ic 차단기 앞에서 이름모를 직원과 통화도 하고ㅠ 스미마셍 차단기 좀 열어주떼엽 나 etc카도가 없는데 잘못 빠져 나왔답니다. 하고 돌아서 다시 고속도로 진입, 15분쯤 돌아가는 경로로 후지노미야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젝일ㅠ 아침에 뜬금없이 드라이빙까지 한거 생각하면 etc를 빌렸어야 했다ㅜㅜ 그리고 당황해서 후지가와 ic를 그냥 지나왔는데 사실 후지가와는 놀이기구까지 갖춘 대형 휴게소에다가 후지산 뷰 스팟으로도 유명한 곳.. 잘못 들어간 김에 잠시 내려 놀다올 걸 그랬다.. 늘 지나고 나서 떠오르는 아쉬움ㅠ
후지산은 중턱까지 차로 올라갈 수도, 유명한 스팟을 찾아갈 수도, 폭포까지 트래킹을 할 수도 있지만 후지노미야에선 그냥 세계유산센터를 찍는다. 후지산을 볼 수 있는 곳 중 가장 무난하게, 늦지않고, 깔끔함이 보장된 곳. (어린이 동반의 시간 촉박 여행이란 이런 거다)
뜬금없지만 초대형 도리이와, 후지산을 뒤집어 논 듯한 디자인이 딱 서 있는 세계유산센터. 예상대로 깔끔하고 무난했다. 비온 뒤의 맑고 예쁜 후지산과 함께. (근데 진짜 도리이는 무엇? 후지산을 신으로 모시는 걸까. 그들이라면 그러고도 남겠지만.. )
솔직히 후지산은, 어마어마하게 감동적이진 않고 그냥 어 예쁘네. 였다. 후지산의 사계 영상을 보러 들어갔다가 본의아니게 일본 어르신들 틈에 유일한 뽀리너로 입장해버려서 그들의 자부심과 감동이 마구마구 피어나는 소릴 듣고 괜한 반발심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세계유산센터 1층 카페의 피자는 맛있었고 가성비도 좋았으며, 한국말을 잘하는 직원들도 꽤 있고 다들 매우 친절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천천히 구경하고 맑은 하늘에 감탄하다 보니 벌써 세시가 가까웠다. 아쉽지만 공항으로 출발. 시즈오카 공항까지 1시간15분을 달리며 하늘을 보고 바다를 보고 후지산을 본다. 그래, 이 기분에 쉬기도 아까운 주말을 쪼개서 여기까지 온 거지.
시즈오카 공항에 내리니 초강풍. 리턴은 제주에어라 살짝 쫄았지만 결항은 되지 않았다. (사실 고속도로에서 도요타 비츠로는 후달릴 수준의 강풍을 맞으며 와서 비행기가 결항되는 시나리오도 상상했는데 떱ㅋㅋㅋ)
이제 돌아가면 월요일. 잠만 자기도 아까운 주말에 무작정 떠나온 도쿄와 시즈오카는 좋았다.
그래, 여행은 옳다. 적어도 아직은.
2019. 6. 16.
재니와 주말 도쿄여행. 끝.
아! 니! 저기가 그냥 호텔이야!
우와~~~~~~~~~
호텔 아소시아 시즈오카. 위치 갑.
호텔스닷컴 리워드 모아 무료 1박에 세금 봉사료만 3만원 좀 안되게 결제했는데 세상 좋은 위치와 룸 컨디션. 조식까지 완벽했다. (덕분에 아침을 50분 동안 먹는 김재니 기다리느라 식당에서 졸뻔.. )
후지산. 파란하늘. 딱 두개 보러 온 시즈오카에선 렌터카 필수. 그런데 조식을 먹다 문득 떠올랐다. 헐 usb시가잭을 안들고 왔네. 네비 찍으면 배터리가 쪽쪽 나갈텐데. 아쉽지만 조식 먹고 올라기기 전 호텔 1층 로손에서 시가잭을 산다. 1400엔ㅠ 세상 비쌈ㅠ
그런데 올라와서 짐을 정리하다가 발견... 허허허 여행용 케이블 파우치에 차량용 usb 시가잭 정도는 들어 있었구나. 너 왜 거기있니 말도 없이... ㅠ 나, 다 가진 녀자였네 ;
환불할까? 1초 고민하다가 어차피 케이블이 살짝 맛이 가서 충전도 되다 말다 했잖아. 듀얼핀도 필요했고. 라고 합리화하는 나의 정신승리. 절대 캐리어끌고 김재니 잔소리 들어가며 다시 편의점 가기 귀찮았던 건 아니었다 절대ㅜ
호텔 주차장에 입점한 도요타렌터카. 진짜 호텔 위치 어쩔.. 최고란 말로 부족해ㅜ 하루 렌트 풀커버리지 보험 포함 5500엔. etc카드를 빌릴까말까 고민하다가 후지노미야 딱 한번 갈텐데 뭘~ 하고 접은게 최대 실수. 남부럽지 않게 시가잭에 충전길 꽂고 한국어 지원 네비에 관한 친절한 직원의 설명따윈 아이돈케어~ㄹ 하며 출발한다. 후지산을 향해.
라이브 후지에서 실시간으로 후지산이 점점 맑아지는 걸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급하기도 했고 저녁 5시 55분 비행기라 여유있게 가려면 후지노미야 기준 3시반엔 나서야겠다 싶어 실제로 여유가 없기도 했다. 그래도 어제 하루 고생한 재니한테 간식거리는 쥐어줘야겠기에 길가 편의점을 들렀다가 다시 출발하는데 ㅡ잠시 구글 맵이 방향을 이상하게 찍는다. 읭? 하는데 왼쪽에 갑자기 나타나는 램프. 빠지자마자 ic, 그리고 갈림길. 도쿄방면 or 나고야방면. 구글님이 정신 못차리는 사이에 본능적으로 나고야 방면으로 빠졌다가 10초 뒤에 깨달았다. 주행 예상시간이 20분 길어졌다는 걸ㅠ
시즈오카에서 후지노미야까지 1시간 10분, 그러나 나고야방면에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곳은 11킬로미터 뒤에..ㅋㅋㅋ 그래 오랜만에 일본 운전인데 도로주행 연습은 하고 시작해야 안전하지. 패드보느라 상황파악 못한 덕분에 재니 잔소리는 피해갈 수 있었다ㅜㅜ
왕복 22킬로를 돌아 다시 시즈오카 ic를 지나는데 문득 그냥 동물원이나 들렀다 갈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니혼다이라 동물원을 예상 경로에 넣었다가 날씨가 너무 좋길래 후지산부터! 라고 생각하며 달린건데 뒷자리에서 패드보며 과자만 먹고 있는 재니가 살짝 짠해보인 건 기분탓? 쿨하게 다시 내려 시즈오카 시내로 진입한다. 니혼다이라 주를 찍고.
왕복 22킬로의 도로주행을 마치니 완벽히 일본운전 적응 완료ㅋㅋ(는 개뿔) 니혼다이라 동물원은 생각보다 산속에 있었다. 구글님께서 무슨 폐업한지 10년된 대둔산 수련원 같은 곳으로 안내하길래 따라가다가 어김없이 빠지는 길 한번 놓쳐 주시고.. 산속에서 대충돌려 진입한 입구가 제 3주차장. (알고보니 큰 길가에 번듯한 정문이 따로 있었음 ㅡㅡㅋ)
동물들을 하나씩 끼고 데리고 노는 장면에서 1차 컬쳐쑉. 가죽만 걸어논 건줄 알았는데 살아있는 오랑우탄이어서 2차 컬쳐쑉. 그리고 히또(호모사피엔스) 우리에서 3차 컬쳐쑉. 산길을 제법 걷긴했지만 이번 여행 통틀어 고객님 만족도 최상의 코스였다. 들르길 잘했다:)
그리고 진짜, 후지산을 향해 출발.
을 했는데 한번에 가면 딸공님이 아니지ㅋㅋ 중간에 구글맵이 후지가와 ic로 내리라길래 나갔더니 etc차량만 진입 가능한 스마트 ic 였다. 덕분에 고속도로 ic 차단기 앞에서 이름모를 직원과 통화도 하고ㅠ 스미마셍 차단기 좀 열어주떼엽 나 etc카도가 없는데 잘못 빠져 나왔답니다. 하고 돌아서 다시 고속도로 진입, 15분쯤 돌아가는 경로로 후지노미야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젝일ㅠ 아침에 뜬금없이 드라이빙까지 한거 생각하면 etc를 빌렸어야 했다ㅜㅜ 그리고 당황해서 후지가와 ic를 그냥 지나왔는데 사실 후지가와는 놀이기구까지 갖춘 대형 휴게소에다가 후지산 뷰 스팟으로도 유명한 곳.. 잘못 들어간 김에 잠시 내려 놀다올 걸 그랬다.. 늘 지나고 나서 떠오르는 아쉬움ㅠ
후지산은 중턱까지 차로 올라갈 수도, 유명한 스팟을 찾아갈 수도, 폭포까지 트래킹을 할 수도 있지만 후지노미야에선 그냥 세계유산센터를 찍는다. 후지산을 볼 수 있는 곳 중 가장 무난하게, 늦지않고, 깔끔함이 보장된 곳. (어린이 동반의 시간 촉박 여행이란 이런 거다)
뜬금없지만 초대형 도리이와, 후지산을 뒤집어 논 듯한 디자인이 딱 서 있는 세계유산센터. 예상대로 깔끔하고 무난했다. 비온 뒤의 맑고 예쁜 후지산과 함께. (근데 진짜 도리이는 무엇? 후지산을 신으로 모시는 걸까. 그들이라면 그러고도 남겠지만.. )
솔직히 후지산은, 어마어마하게 감동적이진 않고 그냥 어 예쁘네. 였다. 후지산의 사계 영상을 보러 들어갔다가 본의아니게 일본 어르신들 틈에 유일한 뽀리너로 입장해버려서 그들의 자부심과 감동이 마구마구 피어나는 소릴 듣고 괜한 반발심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세계유산센터 1층 카페의 피자는 맛있었고 가성비도 좋았으며, 한국말을 잘하는 직원들도 꽤 있고 다들 매우 친절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천천히 구경하고 맑은 하늘에 감탄하다 보니 벌써 세시가 가까웠다. 아쉽지만 공항으로 출발. 시즈오카 공항까지 1시간15분을 달리며 하늘을 보고 바다를 보고 후지산을 본다. 그래, 이 기분에 쉬기도 아까운 주말을 쪼개서 여기까지 온 거지.
시즈오카 공항에 내리니 초강풍. 리턴은 제주에어라 살짝 쫄았지만 결항은 되지 않았다. (사실 고속도로에서 도요타 비츠로는 후달릴 수준의 강풍을 맞으며 와서 비행기가 결항되는 시나리오도 상상했는데 떱ㅋㅋㅋ)
이제 돌아가면 월요일. 잠만 자기도 아까운 주말에 무작정 떠나온 도쿄와 시즈오카는 좋았다.
그래, 여행은 옳다. 적어도 아직은.
2019. 6. 16.
재니와 주말 도쿄여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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