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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여기까지?

[20190807-20190811] 방콕, alone (1) 본문

여행

[20190807-20190811] 방콕, alone (1)

딸공 2019. 8. 11. 11:57
방콕은 두 번째였다. 어른 다섯에 아이 일곱을 인솔해 6박 8일간 꼬박 가이드 노릇을 하고도 결국 관계만 잃었던 기억에 다시 발걸음을 하기가 오랫동안 망설여지던 곳. 친절한 미소를 던지고는 그들의 언어로 대놓고 사기를 치던 기억에 다시는 안 가겠노라 이를 갈며 떠났던 곳. 그럼에도 방콕행 비행기를 다시 결제할 용기를 낸 것은 오로지 카오산에 대한 미련이었다. 사파리, 오픈주, 아쿠아리움 말고 사람 사는 방콕을 알고 싶었고, 이제는 많이 퇴색되었다지만 트래블러의 성지는 역시 카오산, 카오산의 밤길도 걸어보고 싶었다. (그냥 술이 먹고 싶었던 거잖아.)

여름방학 기간 13일 중 2일 연수, 9일을 교대원에 다녀왔더니 그야말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어차피 준비해서 떠날 상황이 아니었으므로 내 몸 하나 가는 여행인데 뭐, 하며 미리 챙기지 못하는 것에 스트레스 받지 않기로 했다. 카오산에 가면 뭐가 어떻게든 되겠지. 교대원 수업이 마무리되던 수요일 밤 8시 25분, 숙소와 항공 외엔 아무것도 정하지 못한 채, 떠났다.

티웨이 항공 한국발은 23시간 전 웹체크인이 가능하대서 오픈과 동시에 달렸더니 추가결제 없이 2C를 잡았다. 위탁수하물도 없으니 완전 빨리 나갈 수 있겠구나 기대한건 완전 착각. 수완나품 공항의 새벽은 그야말로 전쟁이더군. 인산인해... 내 비행기에서 한두걸음 먼저 내리는 건 아무 의미도 없었다. 줄줄이 선 비행기들이 전 세계에서 온 여행자들을 꾸역꾸역 토해내고 있었다. 입국 수속 대기 줄만 1시간 걸림ㅋㅋㅋ 방콕은 다들 새벽에 들어오는 곳인가요. ㅜㅜ 랜딩시각 12시 10분, 입국수속 완료 1시 10분.

그런데. 출발 직전 그래도 택시 호갱은 되지 말아야지 싶어 예약한 픽업 기사가 전화를 안받는다. 공항에 나와있던 업체 직원들도 당황하며 계속 전화를 하지만.. 50분을 기다리다 포기하고 다른 기사를 불러 카오산에 도착한 시각이 새벽 두시 반ㅠ 그 와중에 픽업 비용으로 장난을 치는 기사.. 나 역시 방콕이랑 안맞는걸까. (태국여행 114 진심 진심 진심 비추.. )

끝이 아니었다. 반갑게 맞아주며 모니터를 보던 호스텔 주인의 0.4초 동공 흔들림.. 니가 예약한 방은 너무 좁아. 업그레이드 해줄게. 라는 말을 딱히 믿진 않았지만 이미 너무 지쳐서 따라 올라갔다. 엘리베이터 없는 호스텔 층계를.

아.. 다른 건 몰라도 프라이빗 베스룸은 필요한데. 쓸데없이 이딴 거엔 예민해서 아무리 싼 숙소도 꼭 확인하는 부분인데, 업그레이드 해주겠다는 방은 3인실이었다ㅋㅋㅋ 공용화장실 쓰면 돼. 1인실보다 넓잖아, 라는 개소리 시전. 아니 그냥 내가 예약한 싱글룸 줘. 했더니 없대. 응 됐고, 개인 욕실이 꼭 필요해 난. 했더니 그럼 몇층 더 올라가자며..

엘베없는 4층, 3인실이지만 너 혼자 써 여긴 개인욕실도 있어. 하며 친절하게 안내한 주인이 덧붙인다. 선풍기 쎄게 틀어 에어컨이 고장났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역시 방콕이랑 안 맞는걸까ㅠ

새벽 세시. 일단 침대에 드러누워 매우 비이성적인 상태로 폰을 두드리다가 잠이 든다. 일단 자자.

 

흔한 공항사진. jpg

흔한 공항사진2.jpg

입국수속 끝낸 시각이 1시 20분. ㅠㅠ

달려는 있는데 왜 돌아가질 못하니. 그 와중에 수건과 물이 넉넉해서 더 충격.. ㅠㅠ

카오산 그린하우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