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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적 무관심 본문

여행

우호적 무관심

딸공 2020. 2. 19. 12:05

제주의 아침.
게하에서 나와 오름에 올랐다가 익숙하게 근처 카페를 찍는다.
우호적 무관심.
별점보다 낯선 이름에 이끌려 차를 세웠는데 네비가 멈춘 곳에는 공터 뿐이었다. 인기척에 돌아본 담장 너머 말 한마리와 눈이 마주친다. 흠칫 놀라는 나와 무심히 하던 일을 계속하는 말. 그래 이 구역은 니 꺼 맞지.

제주 모마가 있는 미술가들의 마을이었다.


샷이 두 개 들어감을 확인하고 시킨 라떼와 어쩐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크림치즈브라우니.
흔한 하트를 그려주지 않은 투박한 라떼도, 역시나 어울리지 않았지만 싹싹 비운 브라우니도 좋았다.

무엇보다,
무관심한 시선, 그러나 우리는 너에게 호의를 갖고 있다는 당당함이 좋았다.

생각해보면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
우리가 사실은 니 편이야, 표현하지 않을 뿐. 이라는 든든한 무관심. 그거였나보다.

 

2월의 제주, 우호적 무관심에게 뜻밖에 마음을 들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