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다 여기까지?
2017년의 마지막 달에. 본문
육아휴직 끝에 복직하며 맡았던 아이들.
1, 2학년을 거쳐 당연히 졸업까지 따라가리라고. 한 번도 의심해 본 적도, 고민해 본 적도 없었는데.
어찌어찌 정을 떼야 하는 상황에 와버렸다.
마음 쏟고 정성 들인다고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뭐 하러 그렇게 공을 들였나 싶은 생각을 하다 보니
괜히 억울하고 서러운 생각에 눈물이 난다.
아이들과의 이별도 이별인건가.
초임땐, 경력 많은 나무같은 선생님들을 보며 왜 그럴까 했는데
그래서 그러나보다 싶어진다.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노마드 기질은 병일까. 아님 이 또한 결핍의 결과일까.
경제적 금수저가 아닌 것은 물론, 정서적으로도 금수저는 못되나보다.
그래도 감정의 달란트는 넉넉한 줄 알았는데. 제풀에 지쳐 내려놓는다.
정 떼기.
3주면 끝난다.
마음 비우기. 거리두기.
어차피 교사의 노력으로 달라질 아이들도 아닌 것을.
진심이 아니었던 적은 한 번도 없는데 왜 나는 자꾸 미안해야 하냐던 드라마 대사가 콕 박힌다.
정작 드라마는 눈물나서 보지도 못하고.
고백. 할 수 있다면 딱 일주일만. 2006으로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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