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다 여기까지?
[20170806-20170809] 블라디보스토크 가족여행 본문
언제부터 한번은 꼭 가보고 싶던 블라디보스톡.
교과서에 연해주라고 표현된, 한 때는 발해의 땅이었고 또 한때는 독립운동이 치열하게 벌어졌던 그 곳.
인천에서 두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유럽땅.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진지 오래지 않아 곳곳에서 북한스러운 느낌과 유럽스러운 느낌이 공존하는 신기한 매력이 있는 곳이라 더욱 끌렸고, 한국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라는 사실도 매력적이었다. 물론, 지난 겨울부터 티케팅해두고 기다리는 동안 한국 TV에 너무 많이 나와버려 이제는 한국인이 바글바글한 곳이 되어버렸지만 ㅋㅋㅋ
(요즘 거의 전성기인지 한국인 진~~~짜 많음-_-)
암튼, 전날 인천으로 가서 인천공항 에어텔에서 1박하고 아침 10시 비행기 출발~
유명해지기 전에 티케팅한 덕분인지 백만년만의 국적기 대한항공 1인 24만원. 싼맛에 만족.
2시간반 날아서 블라디보스톡.
원래 1시간반 정도면 충분한 거리지만, 대한민국 국적기는 북한 상공을 날 수 없어서 우회한다.
체크인 후 바로 해양공원. 여기 90년대 유원지같음.
너무나도 두 어린이들 취향인 곳.
길거리에 이런거 왜캐 많은거니 ㅠ
장난감을 손에 쥐고 또 다른 장난감에 눈을 반짝이는 김재니.
첫날의 마무리는 장보기로. @클래버하우스
둘째날은 오전을 털어 우수리스크 행.
강제이주당한 한인들이 자리잡았던 땅인데 워낙 습하고 늪지가 많아 배수가 잘 안된다고. 하필 전날 폭우가 쏟아진 덕분에 우수리스크의 현실을 그대로 보고 올 수 있었다. 온 도시가 물바다였음. ㅠㅠ
사실 이번 여행은 우수리스크 투어가 가장 큰 목표였는데,, 기차타고 가서 택시로 둘러볼까하다가 비도 오고 둘째어린이가 피곤할듯해서 그냥 하루 택시투어로 선택. 4인가족 4000루블. (기차+택시 조합으로 가면 2400루블 안쪽으로 다녀올 수 있음.)
발해성터. 진정 아무것도 보존되어 있지 않음. 덩그러니 불상 하나 갖다놨더라 옴 마니 반메훔.
기왓장과 주춧돌 정도.. 가 쌓여있지만 복원은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조금 걸어올라가면 발해 15부 중 하나인 솔빈부 터도 있다. (주입식 교육의 산물, 발해 하면 자동으로 5경 15부 62주가 막 나옴 ㅋㅋㅋ)
다음은 최재형의 집. 조선 의병을 지원했고 안중근 의사를 도왔다는 연해주 독립운동의 정신적 지주.
오랜세월 방치되어 있었는데
다행히 최근 우리나라 정부에서 사들여 기념관 건립공사를 시작했다고.
한창 공사 진행중이었다. 다음에 갈 때 즈음엔 멋진 관광지가 되어있기를.
더 많은 한국인이 찾아가는 곳이기를.
헤이그 특사 중 한 분, 이상설 선생 유허지 기념 비.
'동지들은 합심하여 조국광복을 기필코 이룩하라, 나는 광복을 못보고 이 세상을 떠나니 어찌 고혼인들 조국에 돌아갈 수 있으랴. 내 몸과 유품은 남김없이 불태우고 그 재도 바다에 버리고, 제사도 지내지 말라.' 라는 유지를 남기고 떠났다는 이상설 선생. 선생의 시신은 화장되어 이 비석 바로 앞 강에 뿌려졌다고 한다.
지금 이상설선생의 유허비는 수이픈강 가에 모기와 소떼가 득실거리는 곳에 그냥 말그대로 방.치. 되어 있다.
더구나 전날 내린 비로 진입로가 진흙탕이어서 택시 기사가 안들어가고 그냥 지나치려고 했던 정도..
급 항의해서 안쪽까지 진입은 했으나 진짜 비쏟아지듯 달려드는 모기에 우리도 정신차리기 어려웠다는...
저기도 정부차원에서 관리를 좀 해주지.. 안타까웠다 ㅠㅠ
고려인문화센터 한쪽의 안중근 의사 기념비.
이 기념비는 원래 블라디보스톡에 세워져있었으나 2012년 일방 철거당해 방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걸 고려인문화센터에서 가져와 세워놓은거라고.. ㅠ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가슴에 콕 박히는 순간이다.
반나절 투어를 마치고 블라디보스톡으로 돌아온 시간이 오후 3시
혁명광장에서 내려 일정을 마무리하기로 한다.
혁명광장은 러시아 혁명의 기념공간이라지만 우리에겐 고려인이 강제이주되기 직전 모여있던 슬픔의 땅일 뿐이다.
물론 아무 생각없는 나의 두 꼬마들에겐 비둘기 엄청 많은 곳!
우울함을 잠시 내려놓고 관광에 집중해본다.
혁명광장 기념품샵.
다양한 종류의 마뜨료시카가 있는 곳. (근데 비싸.)
뜬금없이 버스정류장 토큰박스에서 장난감을 사달라는 재니.
100루블이길래 그래 기분이다!하고 하나 사드림. ㅋㅋ
저녁은 구글이 추천한 포르토프랑코! (구글 별점 만세~)
둘쨋날 저녁도 클래버하우스에서 장보며 마무리.
애들 데리고 다니면 의도치않게 밥을 마트->호텔에서 해결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식비가 자연 절약이 된다.
맛집은 하루 한 번 이상 갈 수가 없어 ㅋㅋㅋ
셋째날 아침. 여전히 흐린 하늘이지만 오늘은 맑을거라는 웨더닷컴의 예보를 믿어보기로.
막심을 불렀다. 러시아 우버같은건데 러시아로 떠나기 직전에 2주간 시원스쿨 러시아어 왕초보탈출편 강의를 듣고 간단한 알파벳 읽고 쓰기를 마스터하고 간 덕분에 편하게 불러서 쓸 수 있었다. 알파벳은 배우고 가세요 강추~
오늘은 남들 다 간다는 관광 코스를 둘러보기로. 아침먹고 바로 나온 혁명광장 앞 레닌의 꺼지지 않는 횃불.
(사실 저거 뭔지 모르고 앉아서 사진찍었는데 중국인 떼가 몰려오길래 당황해서 나옴.. 나중에 검색해보고 뭔지 알았다는 ㅋㅋㅋ) 블라디에도 중국인 x많아요.
두 어린이가 매우 만족했던 잠수함 박물관. 그냥 한 번쯤 둘러볼만함.
(곰돌은 샌디에고 USS Midway도 다녀온 녀석이 규모가 1/10밖에 안되는 저 잠수함을 보고 또 좋아했다.
신기한녀석 ㅋㅋ)
외관은 이런 상태. 저 멀리 중국인 단체가 서 있는 곳이 입구. 저들과 시간차로 관광 다니는 게 오늘 최대의 미션 -_-;;
러시아 개선문은 이렇게 생겼지.
우리 어린이도 한 컷.
여기까지 와서 실뜨기 ㅋㅋㅋ
독수리 전망대. 날씨가 급 개길래 올라갔는데 탁 트인 전망 매우 좋았음. 남산타워스러운 자물쇠도.
근데 우리 재니 저 자물쇠가 갖고 싶다고 뜬금없이 떼쓰기 시작.
그래 너라도 웃어 ㅋㅋ ㅠ
금각교가 한 번에 내려다보임. 맑은 날만 갈 것.
아르바트 거리로 막심타고 돌아와서 우후 뜨이 블린에서 당을 보충하고 러시아 영웅들을 담은 카드를 득템하셨습니다.
우후 뜨이 블린은 진심 한국인 밖에 없음.. 블린은 한 번쯤 맛볼만 하나 다시 가고 싶진 않음.
손님의 99.9%가 한국인. 아니고 100% 한국인-_-
차라리 바로 옆집 해적커피를 가세요 거긴 80%만 한국인이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딜가나 이런 곳이 넘 많아.
눈을 떼질 못한다.
건다보니 다시 해양공원.. 뜬금없이 타투.
이 날은 두 어린이가 다 피곤해하기도 해서 세 남자를 숙소에 보내 재워버리고 혼자 아르바트 거리로 다시 나왔다.
혼자 사진 좀 찍고 골목을 걷다가 자라에 가서 티 한 벌 사고 해적커피 한 잔 하며 마무리.
역시 여행은 혼자가 젤 좋은 것 얘들아 얼른 커라 ㅠ
마지막날 아침. 이제 좀 식상해지는 현대호텔 조식.
(숙소를 처음엔 에어비앤비 아파트를 빌렸다가, 아지무트 호텔로 잡았다가,, 괜히 호캉스가 하고 싶다는 서끄씨 의견에 맘대로 하세요~ 했더니 본인 카드로 현대호텔 스위트룸을 질러주셨다. 멋진 내남자. 저렴한 여행과는 거리가 멀군요-_-;;)
계란후라이 두 개를 해달랬더니 (분명 나는 두 어린이들을 가리키며 말했는데) 센스 없게 에이리언모양으로 한 판에 두 개를 구워주셨다. 따로 해줬어야지 애가 둘인데. 를 러시아어로 할 줄 모르기때문에 웃으며 말한다. 스파시바~ -_-;
어딜가나 중박은 하는 오믈렛.
떠나는 날 아침, 오후 1시 비행기라 여유있으므로 역사를 돌아보기로 한다.
시베리아횡단열차. 기다려 언니가 언젠가 널 꼭 타러 올게!
역사에서 시청까지 걸어가기로. 얘넨 괜히 수시로 신난다. ㅋㅋㅋ 클수록 점점 더 귀여운 것들.
걷다보니 혁명광장. 진정 손바닥만한 블라디보스톡.
웃을때 참 예쁜 내시키.
버스정류장=장난감박스.
잠시 때울 수 있는 온갖 것들이 다 들어있는 저 곳에서 눈을 떼질 못해.
러시아말 못읽잖아?!
아 맞다. 한글도 못읽지. 니 눈엔 어차피 똑같은 거구나. -_-;;
용돈을 루블로 줬더니 버스정류장에서 탕진꿀잼 ㅋㅋ
막심으로 미니벤을 불러 공항가는 길.
짐 싣는 신기한 장치까지 달린 귀여운 벤이 1250루블.
한국어 가요까지 풀장착한 데니스가 공항까지 데려다줬다. 한국말 초큼 해요~ 하며. ㅋㅋㅋ
공항 면세구역 기념품샵.
진짜 충격이었던게 그 유명하다던 혁명광장 기프트샵도, 해양공원 노점도 다다다 여기보다 훨 비쌌다.
세상에 공항이 젤 싸고 고퀄이라니. 공항=비싼곳. 의 공식이 여지없이 깨져버림..
앞으로 블라디 오시는 분들은 마뜨료시카는 꼭 공항에서 사시기 바랍니다!!
대한항공 키즈밀을 먹으며, 돌아갑니다.
이 길을 돌아서.
블라디보스톡 여행은 여러 가지로 생각거리가 많아지는 시간이었다.
잠시 유럽느낌을 즐기고 싶은 시원한 관광지를 찾는 젊은 사람들 덕에 최근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추세지만, 과연 이 땅의 역사적 의미를 알고 찾아줄 사람은 얼마나 될까 싶기도 한 속상한 마음. (실제로는 전혀 시원하지 않음. 그냥 우리나라 6월말 날씨) 또 넘쳐나는 한국인 관광객 증가세에 맞춰 바가지 요금도 하나둘씩 생겨나는 게 눈에 보여서 이러다 동남아처럼 되는 거 아냐? 싶은 마음도.
물론, 나도 짧은 시간 유럽 느낌 체험하고 잘 즐기고 왔지만..
더 많은 한국인의 관심과 관리가 있었음 좋겠단 생각, 마치 광개토대왕릉비나 장군총을 다녀왔을때처럼, 우리껀데 우리가 못지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못지키는 것 보다 더 두려운 건 기억조차 못하게 되는 일일텐데 하는 속상함.
그렇게 블라디보스톡 여행이 끝났다. 그리고 하루만에 바로 제주도로 튀어버린 건 비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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