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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한 시간. 본문

딸공

아침 한 시간.

딸공 2013. 5. 29. 14:49

육아시간이 끝났다.

아침에 한 시간 일찍 온다는 건, 한 시간의 여유가 더 생기는 일.

어차피 집에 더 남아 뭔가를 할 수 없다면,

그냥 일찍 오는 편을 택하기로 한다.

 

7시 반에 교무실 문을 여는 나에게, 빈센트가 깜짝 놀라며 외친다.

- WOW SUPER EARLY!

- I NO I NO~

 

 

1학기엔 1교시가 계속 비어 있어서,

이 시간을 들여 할만한 의미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오랜만에 책을 꺼내 들었다.

인강듣고, 책보고, 그렇게 시작하는 아침 한 시간.

참 오랜만인데. 참 좋다.

 

육아시간을 쓰지 않았다면 생각지 못했을 아침의 한 시간이다.

다짐해본다.

2학기엔 1교시가 생기겠지만.. 그래도 하루 한 시간 정도는,

꾸준히 몰두해보자. 라고.

 

 

 

그러고보면, 신탄진고에 와서 몇 달.

꿈속에서 있었던 것 같은 시간들이었다.

문득 정신차리고, 둘러보니.

아직도. 적응해야 할 것과, 내가 해야 할 것, 할 수 있는 것.

엄청 많더라.

 

또 다시 생각한다.

몰두해서 만들어낸 시간만이, 나를 인정해줄 거라고.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일 따위,

하지 않겠다고.

 

 

며칠째 비오는 오후.

수업이 비어 책상 정리까지 싹 하고 나니, 더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듯.

마음도, 머릿속도. 오랜만에.

좋다.

이제야 좀 나 답다. 라고 느껴지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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