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다 여기까지?
햄스터 키우기, 본문
5월 15일, 화요일,
곰돌이랑 1단지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데 초딩들이 한 무리 떼로 모여 있었다.
곰돌이가 구경한다고 가서 보더니, 이야기를 하는데,,
어떤 초딩 여자애가 햄스터를 키우고 싶어서 분양받았는데 엄마가 허락을 안해줘서 못키우게 되었다며,
키워줄 사람을 찾는다고 했다.
그런데 모여있는 아이들은 모두 초딩들..
누구도 키우겠다고 데려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멋모르고 김곰돌이 드러누워 조르기 시작한다.
사실 이녀석이 물고기, 햄스터 등등을 키워보고 싶다고 조른지는 꽤 오래 된 이야기.
그동안 엄마 아빠 곰돌 모두 낮에 집에 없으니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안된다. 뭐 이런 핑계를 대 왔었는데,,
간절한 눈빛으로 엄마 요즘 집에 있잖아 - 라고 외치는 곰돌에게, 안되! 라고 할 수 없었다.
결국 햄스터 한 쌍 입양.ㅠ
암수 한쌍이라 별 생각없이 외롭진 않겠네 하며 데려왔는데,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허거걱 -_- 쥐 과의 아이들이라 번식력이 엄청나단다.
둘이 붙여 놓으면 잠시도 쉬지 않고 암놈이 새끼를 갖기 때문에 결국 암놈은 금방 죽게 된다고.
결국 담날 곰돌이랑 마트에 가서 둘을 떼어놓을 집도 한 채 새로 장만.
둘이 먹일 사료, 톱밥까지 사왔다.
그 와중에 김곰돌은 쳇바퀴 안사준다고 삐졌지만..
쳇바퀴 달아놓으면 쉬지 않고 돌려대서 소음이 꽤 신경쓰인단 말을 듣고. 그걸 사 주긴 싫더라.
가격은 2천원밖에 안했지만;;;
급수시설도 있어야 할것 같아서 물병을 샀는데,,
나오면서 보니 그건 철조망으로 된 우리에만 설치할 수 있고 우리처럼 아크릴판 집엔 달 수 없다고 해서 환불.
그냥 집에와서 톱밥 갈아주고 먹이만 던져줬다. 그래도 잘 먹고 잘 논다.
어쨌든 오늘로 사흘째,
김곰돌은 이 녀석들에게 '김나원' '김경원' 이라는 햄스터스럽지 않은 이름을 붙여줬다.
동물에겐 동물다운 작명센스가 필요함을 전혀 모르는 김곰돌이므로,,
마치 동생 이름 짓듯.. 우리 식구니까 '김'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ㅋㅋㅋ
어쨌든 암놈은 나원이, 숫놈은 경원이 되시겠다.
그런데 오늘 아침까지 지켜봤더니 먹이를 별로 안먹는 거다.
문제가 있나? 싶어 살펴보다가 가만 생각해보니 얘네가 몇일째 물을 안먹은 듯 -_-;;;
(물 없어도 야채 먹이 먹이면 잘 산댔는데, 그러고보니 울 집에선 말린 사료만 줬거든;;)
집에 있는 작은 접시에 물 담아서 각각 통에 넣어줬더니,,,
헐...........진짜 목말랐나부다. 글케 꼼짝 안하던 놈들이 둘 다 나와서 한참을 물을 먹더니 이제 먹이도 먹는다 -_-;;;;;;
오랜만에 뭐 먹는 장면이 귀엽길래 카메라를 들고 가서 사진을 찍었으나,,
지금 컴에 받으려고 카메라를 켜 보니 '카드가 들어있지 않습니다'
제길슨-_-
다시 가니 먹이 다 먹고 지집에 숨어들었다.
폭풍흡입장면 촬영 실패.
어쨌든 햄스터도 키워보니 나름 귀요미들이네..
언제까지가 될 진 모르겠지만, 김곰돌이 이 녀석들 키우면서 정서적으로 좋은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었음 좋겠다.
사실 생명을 키운다는 게,
특히 식물도 아니고 동물을 키운다는 게,
어떤 의미에서는 죽음을 가르치는 일이 될 수 있기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고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그동안 망설였는데,,
(즐대 귀찮아서가 아니다-_-)
기왕 이렇게 된 거, 떠나보내는 날까지는 예뻐해주고 사랑해주라고 가르쳐야겠다.
곰돌이한테 '동물을 키운다는 건, 책임을 진다는 뜻' 이라고 말했더니
아주 쿨하게 '알아!' 라고 하더만.
이누무시키 알긴 뭘알아-_- 라는 말을 목구멍에서 꿀꺽 삼켰다.
햄스터를 데리고 오면서 곰돌에게 다짐하기를,
놀이터에서 그 누나가 우리한테 햄스터를 선물로 준 것 처럼,,
수리가 태어나면 우리도 놀이터에서 다른 친구에게 선물로 보내 주자. 라고 말했는데,
과연 그럴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ㅠ_ㅠ
까만 숫놈, 경원이
하얀 암놈, 나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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