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Archives
Recent Comments
«   2025/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day
Total
관리 메뉴

... 어쩌다 여기까지?

'외동'에 대한 생각. 본문

딸공

'외동'에 대한 생각.

딸공 2011. 8. 8. 15:18

1. '맞벌이 외아들'은 고유명사(?)

임용 3차 시험을 준비할 때, 매우 전형적이고 흔해빠진 문제가 '교우관계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민수를 상담하고자 한다. 맞벌이 외아들인 민수의 가정상황을 고려하여 상담계획을 세워보시오."와 같은 문제였다. 이 때의 모범답안은 '맞벌이=부모의 시간부족', '외아들=이기적'을 대입시켜 각각 상황에 따른 처방을 내는 것이었다.
맞벌이야 요즘 세상에 피할 수 없는 부분이라 백번 양보해도, 외아들은 정말 이기적인걸까. 오지랖 넓기로 우주에서 최고인 길가다 만나는 대한민국 오십대 아줌마들은, 곰돌이보고 혼자냐 묻다가 꼭 다음말은 '더 늦기 전에 하나 더 낳아라.'로 이어진다. 혼자는 외롭단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학교에서 몇 달을 지켜본 결론은, 외동인 아이들이 분명 자기 주장이 강한 경향이 있긴 하다. 물론 형제자매가 백명이라도 이기적인 아이는 있을 수 있고, 혼자커도 성인군자가 될 수도 있다. 다 개인차가 있는 것이니 케바케라고 말하면 끝나는 문제. 그러나 분명 그런 '경향성'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2. '외동이라서'가 아니라 '외동을 선택하는 부모의 성향을 단지 닮아서' 일지도.

가끔 인터넷 게시판에서 이런 글을 본다.
"외동아이를 키우는데요, 주변에서 자꾸 하나 더 낳으라네요. 외동아이들은 정말 이기적일까요?"
재밌는 건, 이런 글을 올려놓고 댓글에 "아니예요, 키우기 나름이예요." 등등의 글이 올라오면 "그렇죠?"하며 반색하는 반면, "확실히 외동아이들이 티가 나긴 하더군요."라고 하면, "케바케 아닌가요? 제 주변엔 아닌 아이들이 더 많아요 등등등..."으로 반응한다.

그럴거면 왜 물어보니.
결국 마음속에 답을 정해놓고 동의만 구하는 글이라면, 의견을 물어볼 게 아니라 그냥 제 말에 동의좀 해주세요. 라고 구걸해야 마땅한 노릇.

외동아이를 키우는 경우는 대개 세 가지인 것 같다.
첫째, 정말 모든 걸 다 해주고 싶고, 잘 키우고 싶은데 그러려면 둘 이상을 키우기엔 부부에게 노후가 없을것이라는 판단.
둘째, 어쩔까 저쩔까 고민하며 살다보니 일도 바쁘고 맘도 바빠 시기를 놓친 김에 그냥 하나만 잘 키우자는 판단.
셋째, 첫째는 커가는 중인데 아직도 고민만 하는 중인 상황.

둘째와 셋째의 경우는 잠시 접어두고 첫번째의 경우만을 생각해볼때, 아이를 누구보다 야무지게 잘 키우고 싶은 마음.
그리고 부부의 노후도 포기할 수 없는 마음 등. 부모의 성향도 매우 계획적이고 똑부러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이러한 부부의 아이들은 부모의 성향을 그대로 이어받아 자기 주장이 강하고 야무진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아이의 그런 성향은 단지 부모의 성향을 이어받은 때문일 수도 있다. 다만 보는 사람들은 이 아이가 '외동'이라서. 라고 해석할 뿐이다. 
 
이런 부류의 부모들에게 '아이가 외롭지 않을까'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인생은 원래 외로운 것'이라고 답한다.
누구보다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는 성향의 부모들이기 때문에 아이의 미래의 외로움을 앞서 걱정하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부모의 성향 덕분인지, 이 부류의 아이들은 꽤나 야무지고, 스스로 잘 해낸다.
단지 그게 둥글게 살기를 좋아하는 대다수의 타인의 눈에 자기주장이 강하고 이기적인 것으로 비춰지며 외동이기때문에 라고 해석될 뿐이다.


3. 그래서 어쩌라고.

아이를 키우는 건 참 돈이 많이 드는 일이다.
싸게 보낼 수 있는 병설유치원은 경쟁률이 하늘의 별따기. 보다 더한 것이 현실이고,
쉽게 보낼 수 있는(쉽다는 표현도 참 그렇지만,, 그나마 일찍 줄서면 보낼 수는 있는) 사립유치원은 종일반 보육료가 한달에 45만원이다.
둘 중 하나가 직장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지 않는 이상 아이 하나에 이 정도는 불가피한 지출인 것이다.
내년부터는 세금으로 매달 20만원씩 유치원비를 지원해준다는데,
정부에서는 정말 출산률을 높이고 싶으면 피같은 세금으로 유치원비를 지원해줘서 사립 유치원들 배를 불릴게 아니라,
원비가 왜 그렇게 비싸야 하는지 진상 조사부터 해서 원천적인 원비를 낮출 생각부터 해야한다.

곰돌이가 두 돌 되기 전까지 눈물마를 날 없었던 나로서는,
또다시 갓난아기를 품에 안아 사람노릇할 수 있는 수준까지 키운다는 것이 엄두가 안 날 뿐이고.
곰돌 밑으로 들어가는 돈 생각하면, 둘째 낳고 우리 집을 은행소유에서 우리소유로 온전히 찾아올 수 있을 것인가 암담할 뿐이고,
그러다보니 시간은 점점 흘러 곰돌이는 '외동아들' 소릴 듣고 있을 뿐이다.

우리 곰돌이는 육아, 일, 뭐하나 포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애미를 고스란히 닮아서 참 이기적이고 참 자기주장 확실한데
단지 애밀 닮았을 뿐인데, 남들 눈엔 '혼자크니 그렇다' 라고 해석되고 있고 또 앞으로도 그럴것이 참 마음이 아플 뿐이다.






그래서 둘째는 언제 낳는데? 라고 하지 말라고!!
돈이 없고. 시간이 없고. 뭐 하나, 심지어 애 태우고 전국 팔도 누비는 즐거움까지도. 포기하고 싶지 않을 뿐이라고.




하지만 딸래미에 대한 로망도 포기하고 싶진 않다. ㅠ_ㅠ
(최보리 만큼은 딸래미이길 우리모두 빌어보자. 다섯집 모두 아들은 참 우울하지 않니 얘들아;;;)






'딸공'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당 있는 집  (4) 2011.09.25
  (1) 2011.08.28
2011. 08. 04 [대전 오월드- 플라워랜드]  (0) 2011.08.08
리본공예  (5) 2011.07.18
주말 저녁.  (0) 2011.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