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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여기까지?

드라마에 등장하는 흔한 음식 중, 내가 절대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양푼 가득 비빈 나물 비빔밥과 잔치국수가 그렇다. 양푼 가득 나물을 비비는 장면이 등장하는 건 둘 중의 하나다. 뭔가 잔뜩 열이 받았거나, 남자 앞에서 깨작이느라 밥을 제대로 못 먹었거나. 일반적으로 이걸 퍼먹는 주체는, 여자다. 나는 이 설정 자체도 맘에 안 들지만, 양푼 가득 담은 비빔밥이란 음식을 대하는 태도가 더욱 못마땅하다. 아니, 나물이란 음식이 그렇게 냉장고만 열면 대충 있는 거였어? 삶고, 데치고, 무치고, 조물락 조물락 노동은 다 어디로 가고, 열 받은 주인공네 냉장고엔 늘 삼색 나물이 기본으로 갖춰져 있단 말인가. 아니 백번 양보해서 다 갖췄다 하더라도 그걸 다 때려 넣고도 부족해 고추장에 나물의 정체성을..
딸공
2020. 9. 18. 0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