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공

주말의 제주, 벌써 19년.

딸공 2025. 6. 23. 12:54

대전부터 청주까지는 앞이 안 보이는 폭우였다. 몇 시간 지연도 다 받아들일 테니 결항만 되지 말아라 하는 마음으로 공항에 갔지만 정작 18:50 출발 제주항공이 연결편 문제로 한 시간 지연된다는 안내를 받은 순간, 지난 1월 폭설의 추억이 떠올라 아주 잠시 불안했다. 다행히 더 이상 지연은 없이 이륙, 측풍이 미친듯이 부는 제주 땅에 한 방에 깔끔하게 착륙까지 해주었다. 무려 공항까지 마중 나온 영광스런 의전(!)을 당하며 오라버니집에 도착한 시각이 밤10시, 오랜만에 만난 도도와 하악질 없는 대면에도 성공했다. (이미 만족) 

토요일 조식(?)으로 애월연어를 먹고, 때이른 삼양 해수욕장에서 발을 담그고, 서우봉에 올라 함덕 해수욕장을 보고, 동화마을에서 몽생이샌드를 사고, 낭들에쉼팡까지 야무지게 찍었다. (분명 여유가 넘치는 하루였는데 왜 글로 쓰니 도장깨기하고 다닌 것 같지..?)

물 한그릇만 떠놔도 정성이다 강조하신 아빠님의 지령을 200% 만족시키는 제사상으로 엄마의 열 아홉 번째 제사를 지낸다. 두 번 절하고 큼큼거리는 의식은 여전히 웃참 챌린지였고, 제사상에 올린 쿠키를 공비 1/2인 등비수열로 잘라 먹으며 실없는 소리도 곁들였지만, 

좋은 여행이었다. 
내년이면 벌써 20주년이다. 뭐한다고 시간이 이래 빨라. 


탑승동에서 결항으로 돌아나온 후 얻은 교훈 : 비행기는 뜰 때까지 뜬 게 아니다.
토요일 조식은 애월연어. 애월에서 연어가 잡히냐는 의미없는 질문은 하지 말자. 이번 여행 목적 지분의 15%는 이 집이었다. ㅎㅎ
세트메뉴에 묶여있던 마라연어초밥. 신메뉴라고 했는데 이 메뉴는 곧 없어지는게 옳다. (지나치게 기름져서 밸런스가 엉망임)
애월 찍고 신화월드 방향으로 내려가려 했으나 비바람이 심상치 않아 방향전환, 삼양해수욕장.
지나다보니 간세가 보여 도장 하나 충전, 역대급 깔끔하게 잘 찍었다.
뜬금없이 서우봉.
함덕 앞바다는 늘 그자리.
갑자기 도도님 ㅎㅎ (포커스는 의도한 거임)
엄마의 19번째 제사. (사실 이게 제주행의 목적이었지)
하레하레의 대전샌드와 동화마을 파바의 몽생이샌드
지나치게 고퀄 케익 (집와서 계속 생각나는 맛 무엇)
마일리지를 긁어 비지니스를 타보자
이 하늘이 좋아서 내가 여행을 못 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