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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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공
2019. 9. 11. 20:24
2학기가 시작되었고, 여느 때처럼 나는 겨울방학을 디데이로 세팅했다. 며칠의 부재가 남긴 우리 사이의 불연속 점은 없었는지, 열일곱 아이들의 눈빛을 살피는 개학일의 나. 어색함을 녹일 반가운 여유 따윈 허락되지 않는 개학일의 학교.
두 명의 아이가 떠나갔다.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다는 무력감에, 답답함을 넘어선 슬픔을 끌어안고 버틴 시간이 어느덧 한 달. 이제 남은 열다섯의 아이들은 괜찮은 걸까, 계속 내가 품어도 되는 건가 자신이 없다.
추석을 앞두고 미리 들른 친정에서 빛바랜 사진들 틈에 낀 낡은 명함을 본다. 우리 남매의 어릴적 사진과 이제는 모두 돌아가신 아버지의 형제들, 그리고 엄마 사진. 아빠의 소중한 모든 것들을 모아둔 틈에 영광스럽게 자리잡은 낡은 명함이 낯설다. 나조차도 기억이 선명치 않은, 나의 옛 명함이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모르겠다. 시간을 되돌린대도 정답을 모른다는 게 더 두렵다. 뒤범벅인 마음으로 흘려보낸 시간 속에 나는 또 뭘 놓치고 있을까. 잡으려해도 잡아지지 않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서있는 이 자리가, 새삼 버겁다.
두 명의 아이가 떠나갔다.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다는 무력감에, 답답함을 넘어선 슬픔을 끌어안고 버틴 시간이 어느덧 한 달. 이제 남은 열다섯의 아이들은 괜찮은 걸까, 계속 내가 품어도 되는 건가 자신이 없다.
추석을 앞두고 미리 들른 친정에서 빛바랜 사진들 틈에 낀 낡은 명함을 본다. 우리 남매의 어릴적 사진과 이제는 모두 돌아가신 아버지의 형제들, 그리고 엄마 사진. 아빠의 소중한 모든 것들을 모아둔 틈에 영광스럽게 자리잡은 낡은 명함이 낯설다. 나조차도 기억이 선명치 않은, 나의 옛 명함이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모르겠다. 시간을 되돌린대도 정답을 모른다는 게 더 두렵다. 뒤범벅인 마음으로 흘려보낸 시간 속에 나는 또 뭘 놓치고 있을까. 잡으려해도 잡아지지 않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서있는 이 자리가, 새삼 버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