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공
추석 일주일 전,
딸공
2018. 9. 16. 17:45
1. 포항은 안녕
어쩌다보니 2주 간격으로 세 번을 온 대구. 집 앞 신세계는 여전히 신나고, 가을 초입에도 대구는 여전히 훅하고, 술 안 드신다던 아버지는 여전히 쏘주를 사랑하신다.
엄마 산소에 삐죽 얼굴만 비추고는 벌초 끝난 선산 잔디에서 숯불에 고기 꾸우며 추석맞이 친정 나들이를 마친다. 언제부터인가 즐거운 시간 앞에서 습관처럼, 앞으로 몇년이나 더?를 생각하는 나.
그래도 포항은 안녕하더라. 마음 한켠이 그저 아련한 그런 곳으로. 설날까지 안녕.
2. 학교는 여전히
다시는 마주하지 않을 것처럼 전번을 지우고 카톡 목록을 숨길 땐 언제고, 축쳐진 어깨로 가방을 끌 듯 길가는 모습에 마음이 덜컹해 어디 아프냐 먼저 말을 걸고 만다. 싫어서 피한건 아니었는데. 잘 되길 바라고 믿는 마음, 멀리서 지켜보는 시선. 그걸로 정을 떼기엔 매정한걸까.
너희는 곧 어른이 되겠지. 나의 뜻과 의지와는 무관하게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 오르겠지. 곧 다가올 너희의 눈부시고 반짝이는 날을 충분히 즐기기를. 힘들고 어려운 그 순간이 왔을때 버텨 낼 한 줄기 따뜻한 느낌. 우리 관계는, 그거라면 충분하다.
3. 딸공쌤에게 4반은 무슨 의미인가요?
라는 질문을 받았다. 나에게 4반은 어사야. 라고 답했다. 농담처럼 흘려보낸 말이지만, 여전히 나는 너희가 어색하고 너무 친해질까 두렵고 너무 친해지지 못할까 그 또한 두렵다.
학생일땐 상상도 못했지, 선생님도 매 순간이 어렵고 두려운 사람이란 걸. 나에게 4반은, 마음만 앞서고 여전히 서툰 나를 들킬까 두렵고 그러느라 온전히 예뻐해주지 못할까 걱정스러운, 여전히 어사다.
지난 금요일 술자리에서 올 가을엔 데파페페의 스타트를 꼭 완곡하자고 약속했다. 한동안 책에 꽂혀 손끝이 말랑해지도록 기타를 방치했는데, 이제 정말 마지막이니까, 다시 시작해야겠다.
늘 서툴고 늘 부족한데 늘 좋은사람들을 만난다.
여전히 나에겐 좋은사람들이 참 많다.
그러므로 이제 컷어웨이 기타를 사야할까? ㅋㅋ
그러고보니 낼 야자다. 제길, 어디 아플까? ㅠ
어쩌다보니 2주 간격으로 세 번을 온 대구. 집 앞 신세계는 여전히 신나고, 가을 초입에도 대구는 여전히 훅하고, 술 안 드신다던 아버지는 여전히 쏘주를 사랑하신다.
엄마 산소에 삐죽 얼굴만 비추고는 벌초 끝난 선산 잔디에서 숯불에 고기 꾸우며 추석맞이 친정 나들이를 마친다. 언제부터인가 즐거운 시간 앞에서 습관처럼, 앞으로 몇년이나 더?를 생각하는 나.
그래도 포항은 안녕하더라. 마음 한켠이 그저 아련한 그런 곳으로. 설날까지 안녕.
2. 학교는 여전히
다시는 마주하지 않을 것처럼 전번을 지우고 카톡 목록을 숨길 땐 언제고, 축쳐진 어깨로 가방을 끌 듯 길가는 모습에 마음이 덜컹해 어디 아프냐 먼저 말을 걸고 만다. 싫어서 피한건 아니었는데. 잘 되길 바라고 믿는 마음, 멀리서 지켜보는 시선. 그걸로 정을 떼기엔 매정한걸까.
너희는 곧 어른이 되겠지. 나의 뜻과 의지와는 무관하게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 오르겠지. 곧 다가올 너희의 눈부시고 반짝이는 날을 충분히 즐기기를. 힘들고 어려운 그 순간이 왔을때 버텨 낼 한 줄기 따뜻한 느낌. 우리 관계는, 그거라면 충분하다.
3. 딸공쌤에게 4반은 무슨 의미인가요?
라는 질문을 받았다. 나에게 4반은 어사야. 라고 답했다. 농담처럼 흘려보낸 말이지만, 여전히 나는 너희가 어색하고 너무 친해질까 두렵고 너무 친해지지 못할까 그 또한 두렵다.
학생일땐 상상도 못했지, 선생님도 매 순간이 어렵고 두려운 사람이란 걸. 나에게 4반은, 마음만 앞서고 여전히 서툰 나를 들킬까 두렵고 그러느라 온전히 예뻐해주지 못할까 걱정스러운, 여전히 어사다.
지난 금요일 술자리에서 올 가을엔 데파페페의 스타트를 꼭 완곡하자고 약속했다. 한동안 책에 꽂혀 손끝이 말랑해지도록 기타를 방치했는데, 이제 정말 마지막이니까, 다시 시작해야겠다.
늘 서툴고 늘 부족한데 늘 좋은사람들을 만난다.
여전히 나에겐 좋은사람들이 참 많다.
그러므로 이제 컷어웨이 기타를 사야할까? ㅋㅋ
그러고보니 낼 야자다. 제길, 어디 아플까?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