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공
투샷 아이스 쏘이라떼..
딸공
2018. 9. 1. 14:45
유난히 힘든 날이 있다.
무슨일이야? 라고 물으면 딱히 뭐라 답할 순 없는데
가령, 급하게 잡아 타고 낑겨서 문이 닫힌 엘베가 홀수층 운행이라 한 층 위에서 내려 계단으로 내려갔더니 비상구 문이 잠겨있고
다시 한 층 올라가서 1층 가는 엘베를 잡아 타고 다시 올라갔더니 병원 예약시간이 막 지났다며 다시 대기환자들 뒤에서 기다리라 한다던가
가령, 땀 뻘뻘 흘리며 특별히 열심히 설명했던 수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이해를 못했는데 과외해주시면 안돼요? 라는 너무나 무심한 요청에 숨이 턱 막히고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노력해보란 대답에 그 간의 관계는 뭐였나 싶은 짜증넘치는 눈빛이 돌아온다던가
가령, 주문한지 닷새가 넘어 왜 안오지 생각만 하던 택배에 확인전화를 했더니 품절이라 연락드렸는데 고객님이 안받으셨어요. 하는 대답이 돌아온다던가
하는 일들이 모두 같은 날, 그것도 두어 시간 사이에 일어나버리는 날 같은. (사실 진짜 그지같은 일은 글로 쓰기도 그지같아 쓰지도 못하겠는 그런 날)
그런 날은 아이스 카페라떼에 우유대신 두유, 시럽 빼고 샷추가를 주문하는데.
드라이브 쓰루에서 받아 나오며 운전석 옆에 꽂아뒀다가 신호대기하는 순간 한 모금 쭈욱.
두유가 아니라 우유였다.
분명 스티커엔 우유는 소이밀크라고 돼 있는데.
샷은 추가한거 맞나? 톨사이즈 기본이 투샷 아닌가?
돌아갈 수도 없는데.
오조오억번 다시 맛봐도 우유였다...
그런데.
순간.
그 모든 장면을 꾹 참던 눈물이 펑펑 터졌다.
그러니까 나는 두유대신 우유가 든 커피를 받아서 서러운 거 뿐이다.
학교가 그지같아서가 아니고
상황이 힘들어서가 아니고
되는 일이 없어서가 아니고
그냥 잘못 만들어진 커피가 서러웠다.
펑펑 울면서 집에 왔는데 개운했다.
커피가 제대로 만들어졌다면 안 울었을까?
아이스 쏘이라떼 시럽빼고 샷추가. 에는 치유의 힘이 있는 게 분명하다.
마시지도 않았는데 주문만 해도 개운하게 만들어 줬잖아.
오더는 보지도 않고 두유대신 우유넣어 넘겨준 스벅 파트너님 땡큐.다신 거기 안갈게.
괜찮아.
스쳐 지나는 것들일 뿐이야.
셀프 다독임이 익숙할 법도 한데.
모든 스쳐지남 조차 깊이 새기고픈 나는,
여전히, 쉽지가 않다.
무슨일이야? 라고 물으면 딱히 뭐라 답할 순 없는데
가령, 급하게 잡아 타고 낑겨서 문이 닫힌 엘베가 홀수층 운행이라 한 층 위에서 내려 계단으로 내려갔더니 비상구 문이 잠겨있고
다시 한 층 올라가서 1층 가는 엘베를 잡아 타고 다시 올라갔더니 병원 예약시간이 막 지났다며 다시 대기환자들 뒤에서 기다리라 한다던가
가령, 땀 뻘뻘 흘리며 특별히 열심히 설명했던 수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이해를 못했는데 과외해주시면 안돼요? 라는 너무나 무심한 요청에 숨이 턱 막히고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노력해보란 대답에 그 간의 관계는 뭐였나 싶은 짜증넘치는 눈빛이 돌아온다던가
가령, 주문한지 닷새가 넘어 왜 안오지 생각만 하던 택배에 확인전화를 했더니 품절이라 연락드렸는데 고객님이 안받으셨어요. 하는 대답이 돌아온다던가
하는 일들이 모두 같은 날, 그것도 두어 시간 사이에 일어나버리는 날 같은. (사실 진짜 그지같은 일은 글로 쓰기도 그지같아 쓰지도 못하겠는 그런 날)
그런 날은 아이스 카페라떼에 우유대신 두유, 시럽 빼고 샷추가를 주문하는데.
드라이브 쓰루에서 받아 나오며 운전석 옆에 꽂아뒀다가 신호대기하는 순간 한 모금 쭈욱.
두유가 아니라 우유였다.
분명 스티커엔 우유는 소이밀크라고 돼 있는데.
샷은 추가한거 맞나? 톨사이즈 기본이 투샷 아닌가?
돌아갈 수도 없는데.
오조오억번 다시 맛봐도 우유였다...
그런데.
순간.
그 모든 장면을 꾹 참던 눈물이 펑펑 터졌다.
그러니까 나는 두유대신 우유가 든 커피를 받아서 서러운 거 뿐이다.
학교가 그지같아서가 아니고
상황이 힘들어서가 아니고
되는 일이 없어서가 아니고
그냥 잘못 만들어진 커피가 서러웠다.
펑펑 울면서 집에 왔는데 개운했다.
커피가 제대로 만들어졌다면 안 울었을까?
아이스 쏘이라떼 시럽빼고 샷추가. 에는 치유의 힘이 있는 게 분명하다.
마시지도 않았는데 주문만 해도 개운하게 만들어 줬잖아.
오더는 보지도 않고 두유대신 우유넣어 넘겨준 스벅 파트너님 땡큐.
괜찮아.
스쳐 지나는 것들일 뿐이야.
셀프 다독임이 익숙할 법도 한데.
모든 스쳐지남 조차 깊이 새기고픈 나는,
여전히, 쉽지가 않다.